사형제가 존치되어야 하는 이유


예슬, 혜진이 죽음으로 사형제 존재와 시행을 해야한다는 여론이 급하게 형성된 듯 하다. 더구나 김문수 경기지사 마저도 '사형을 확정시켜 놓고도 집행을 하지 않는다'면서 사형제도를 집행하여 국가의 기강을 살려야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거 좀 심각한 문제다. 사형제의 가장 기본적인 모순은 '인간이 인간을 심판할 수 있는가'하는 윤리규범적인 문제로 귀결될 수 있다. 그리고, 사형제도로 인하여 '억울하게 사형당한 사람'의 경우 그 생명을 무엇으로 가치환산할 수 있단 말인가.

 

사형제도는 이러한 여러가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단지, '감정적 흥분에 겨워서 죽여버려야 돼'라는 것으로 사형제도를 존치하고 집행해야 한다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대개 그러한 경우는 '무기수'로 대체해도 되고, '징역 150년'과 같은 형벌로써 집행해도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연쇄살인범'의 경우라든지 치밀한 계획하에 사람을 죽인 경우라면 그 예는 다른 문제가 되겠지만 '사람이 사람을 처벌하는 것은 문제'란 점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단, 나그네가 사형제 존치와 집행을 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사기범'이라는 부분때문에 존치를 유지시키고자 하는 바이다. 하지만 사기범은 대개 징역형으로 끝나지 사형집행이 되지는 않는다. 나그네가 사기범에게 '사형제'를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오직 단 한가지다.

 

인간의 신뢰와 믿음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악용한 범죄

 

라는 점 때문이다. 사기는 '욱'하는 감정으로 저지르는 '감정적 범죄'가 아니다.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 인간들의 믿음과 精을 이용하여 신뢰를 쌓고 나중에 그 신뢰를 바탕으로 상대를 파멸로 몰아가는 것이 '사기'다. 이네들은 '인간의 원초적 선한 본성'을 이용한 악독한 이들이다. 나그네는 '사기범죄자'야 말로 사형으로 집행해야 할 인간이라고 본다.

 

물론 연쇄살인범, 유아약취살인범의 범죄도 크다. 그리고 용서받을 수 없다. 그리고 '인간의 목숨과 재산이 같은가?' 라고 말할 수 있는데 물론 인간의 목숨이 더 소중하다. 하지만 인간에게, 인간으로써 지녀야 할 '믿음'이라는 것을 처참하게 파괴시킨 인간 말종적인 행태다. 사기로 전 재산을 다 날리고 '자살'한 사람도 많다는 것을 잊지는 말자. 연쇄살인으로 사람을 100명 200명 죽인 사람은 없지만 사기로는 천여명이 넘는 사람의 재산을 모두 거덜내고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이들, 병원에서 목숨을 연명하는 이들 등 셀수 없는 가정을 파멸로 이끌 수 있다.

 

우리는 '사기'에는 너무 유연하다. 사람의 죽음이 수반되지 않기에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유아약취살인의 경우도 어찌 보면 '사기'의 행각이다. 다만 그 결과가 '살인'으로 이루어졌을 뿐이다. 그냥 덮어놓고 아이 입을 막고 데려가기도 하지만 대개 유아약취는 '아이의 믿음'을 이용한 악질행각이다. 어느 아이가 '엄마가 아프단다'라거나 '아버지가 데리고 오라고 보낸 사람이야'라고 하는데 어찌 안 넘어갈까? 그것은 '자식'을 문제로 걸고 넘어가 '부모의 돈'을 사기친 사기범과 같은 식이다.

 

그래서 '인간의 기본적 신뢰를 이용한 사기'의 경우는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앗아갈 수 없다'라는 이유로 사형제를 폐지해야 한다라는 지론에 동의할 수 없다.

 

 

Written by 나그네

by 나그네 | 2008/03/23 09:53 | ◈일상에서의생각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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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ider at 2008/03/23 12:41
사기를 살인에 준하는 형법으로 다스려야 한다는데는 동의합니다. 영상쪽으로 처음 발을 담굴때.. 그런 사람도 많이보고.. 그것으로 인해 피해본 가족이나 당사자들도 많이 본터라 저역시 몇번 당해보기도 하고 말이죠... 하지만 역으로 범위를 확대하자면 누명을 쓸사람도 존재할것이기 때문에.. 사형제는 반대합니다.
Commented by Bellona at 2008/03/23 13:23
말씀하시고자 하는 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앞에 사형제를 폐지해야 하셨으면서도, 사기죄 피의자들은 사형시켜도 된다는 뜻인가요?
(사형제 찬반 논란은 둘째치고 말이죠)

게다가 사기죄까지 사형집행해야고 하신다고 했는데, 그렇게 되면 사형시킬 죄목이 너무 많아지겠네요.
음식물에 이물질 넣는것도 -실수던 고의던- 신성한 음식물에다가 장난을 쳤으니 사형시켜야 되고, 매매춘을 자행한 사람들도 인간의 가치를 돈으로 샀으니 사형시켜야겠네요. 음주 운전도 공공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살인 미수행위로 간주할 수도 있으니, 사형시켜야 겠네요. (한도 끝도 없으니 제외)

세상에 사기보다 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악랄한 범죄는 무궁무진합니다.
Commented by 하르페 at 2008/03/23 13:27
으음..사형수에 대해 사형제도의 존립이유가 문제되긴 하지만..

사형집행인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걸까요.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죽여야 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을 생각하자면..사형제도는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되네요.
Commented by 활의노래 at 2008/03/23 13:28
전 사형제도가 존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요. 물론 저도 사형제도 자체는 그렇게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억울하게 사형판결을 받을 수 가능성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죠.(가능성이 0퍼센트가 아닌 이상 그런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하지만, 실제로 사형판결 및 사형 집행을 하지 않더라도 상징적으로써 '이런 최고형이 있으니 조심해라' 라는 경고가 되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illkid at 2008/03/23 14:21
활의노래// 그러면 먼저 사형제도가 있는 나라에서 제도를 통해 어느정도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지 부터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네요...!!
Commented by intherye at 2008/03/23 14:40
"인간의 신뢰와 믿음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악용한 범죄"

라면, 엄중히 처벌해야 할 이유는 확실히 되네요. 그 처벌이 사형이어야 할 이유까지는 확실히 되지 못하지만.
Commented by 롹마니아 at 2008/03/23 16:29
묘한 글이군요.
'인간이 인간을 심판하는', '억울하게 사형당한', '감정적 흥분에 겨워서' 등의 문구를 나열하고 밑에서 사기범에 대한 사형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위의 논거들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들이 아닙니까. 정말 인간이 인간의 목숨을 빼앗는 것이 부당하고 억울하게 사형당한 피해를 되돌릴 수 없다면 그게 무슨 범죄이든 동일하게 사형을 집행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데 유독 사기범에 대해서만 인간의 신뢰를 저버린 악독한 범죄자라며 사형이 정당하다는 것은 '감정적 흥분에 겨워서'라는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 판단으로 보입니다. 반례로 사기보다 더 악독해 보이는 범죄도 적지 않고, 사기로 분류되지 않는 범죄들도 사기처럼 인간의 신뢰를 저버리는 경우(위계)도 수없이 많습니다.

사형까지는 아니더라도 사기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처벌이 강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습니다. 피해액이 크거나 상습범이 아니면 좀도둑만큼의 취급도 안 하고 대충 벌금형만 때리는 식이라 추가피해를 방치하는 꼴입니다. 피해에 있어서는 절도와 마찬가지고 방치하면 쉽게 추가피해가 발생하는 걸 생각하면 절도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처벌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형제에 대해서는 역시 한 번 집행되면 되돌릴 수 없기 때문에 만의 하나 있을지 모르는 무고한 목숨을 위해 폐지되었으면 합니다. 대신 감형과 사면이 없는 장기징역이 확대되었으면 합니다.
Commented by 훵샹콘 at 2008/03/23 18:25
사람이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문제라는 말에는 동의하기가 어렵군요. 그렇다면 다른 사람에게 징역형을 시킬 수는 있고, 사형시킬 수는 없다는 것인가요? 처벌이라는 것은 그 모두를 일컫는 말이 아니던가요?
사람이 사람을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속해있는 사회 시스템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입니다. 어떤 개인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잘못된 판결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은 사형이나 징역형이나 마찬가지 입니다. 억울하게 30년을 감옥에서 살다가 뒤늦게 무죄가 판명되어 출소하여 국가로부터 배상금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 인생을 되돌릴수는 없으니까 말입니다. 죽느냐 그렇지 않느냐 차이는 있지만 말이죠.
Commented by Belphegor at 2008/03/23 23:33
조갑제가 쓴 사형수 오휘웅에 대한 글이 참고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당시엔 이런 명문을 뽑아내는 사람이 지금 그사람과 동일인물이라는건 제법 넌센스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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