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 좋다-체인지


.체인지. 의도는 상관없었다. 연예인들이 변신해서 남을 놀려주거나 속이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게 다니까.

 

예능이란  것이 '재미'를 추구하지만 언제나 남을 업수이 여기고 망가뜨리면서 그 재미를 느끼는 이상도 이하도 아니잖은가.

 

그렇다고 내가 예능에 무슨 '교훈'적 요소를 바란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그런 예능 보면서 좋아한다.

 

단, 에듀테인먼트 같은 것을 난 '위선'이라고 쏘아붙일 따름이다. 그게 가식이지 뭐야. 에듀테인같은 소리 하고 있네.

 

예능은 그저 예능으로서 시청자를 즐겁게 하면 그뿐이다. 만약 예능에서 교훈을 찾고자 한다면 '다큐멘터리'를 볼뿐이다.

 

'에듀테인먼트'가 아니라 그저 '관심'의 수준이다. 1박 2일이 여행 버라이어티를 추구한다는데 그래서 그 여행지에 가서 '진지'하게 탐구하는게 아니잖은가. 일반인들에게 '그런 곳이 있다'는 관심을 주면 그것으로서 예능의 역할은 다한 것이다.

 

지금은 하지 않는 느낌표의 한 프로였던 74434라고 알 것이다. 그것을 예능프로로 옭아매는데 그건 예능프로로 볼 수 없다. 74434는 코미디, 개그맨이 진행한 '다큐멘터리'지.

 

그러데 .체인지. 이거 내 생각이상이다. 이효리의 눈물이야 '대놓고 말하는 것'에 대한 당혹감이고 직설적인 발언에 대한 그동안 귀막고 눈막고 살았던 연예인이 피부에 통증으로 다가온 것에 대한 '눈물'이지 그렇다고 이효리가 변하는 것은 아니잖은가. 어차피 효리의섹시함을 좋아하는가 하면 싫어하는 부류가 있고, 그렇다고 이효리가 다른 분위기를 낸다면 그것을 또 좋아하고 싫어하는 부류는 나뉜다. 내가 .체인지. 의 '발전적 지향'을 본 것은 노홍철의 아랍인으로의 변신이다.

 

이건 '단일민족'이라는 허구속에서 살아가면서 '우리는 한핏줄 한민족'이야라는 망상속에서 타민족을 배척하는 못되먹은 버릇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게 다 그런 것이 아니고 쓸데없는 '화이트 숭배주의'를 지니고 있어 백인에게는 덮어놓고 엎어지는 버릇도 지니고 있다. 그러면서 말 걸면 무서워서 도망가고 말이지. 그런데 백인이 말걸면 대개는 도망가는데 이상하게 동남아나 아랍계가 말을 걸면 무시하면서 그냥 자기 갈길을 간다. 이게 웃기는 짓이란 거다. 무시하는 행태지.

 

그런 우리나라 사람들의 천박한 행태를 제대로 꼬집은 것이 바로 .체인지. 였다. 노홍철이 아랍인으로 변장을 하고 일반인에게 말을 걸고 하는 모습에서 무시하고, 쌩까는 그러한 습성을 보았을때 우리는 뭐 그리 잘나서 그네들에게 그렇게 도도한 척 하고 모른 척 하는가? 이는 백인의 영어를 두려워해서 피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만약 노홍철이 백인으로 분장했으면 그러한 느낌은 못 받았을 것이다. 영어로 말 걸려고 다가오는 이들도 있었을 것이고 길 가르쳐달라하면 알아서 가르쳐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랍인 홍철은 그런 친절은 받지 못했다. 한국말을 해도 '무시하는 행태'는 여전했다. 우리는 뭐가 그리 잘났지?

 

.체인지. 의 그러한 모습은 .체인지. 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의 하나의 청사진으로 비춰질 수 있다. 강인의 PD 혹은 슈주를 속이는 것은 페이크에 지나지 않지만 노홍철의 그러한 국민성을 밝혀놓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런게 필요하다. 그렇다고 실제 '외국인'을 등장시켜서 그네들에게 '평상시'에도 당하는 수모를 또다시 방송을 통해서 '리메이크'만들 수는 없다. 그네들을 가지고 놀자는 수작도 아니고서 말이지. 차라리 타인의 시선에 익숙한 연예인들로 하여금 그러한 모습을 통해서 우리들을 밝혀내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는가.

 

물론 그렇다고 .체인지. 가 계속 외국인 분장해서 그런 모습을 담는 것은 '식상'할 따름이다. 한번 한 포맷을 또다시 우려먹는 것은 '돌아온 몰래카메라' 그 이상, 이하도 아니겠지. 하지만 노홍철의 분장으로 우리들의 모습을 살펴봤듯이 그러한 분장으로 우리의 다른 모습, 추악한 모습 그리고 그 속에서 잔잔한 감동이야 말로 진심이 아니겠는가.

 

난 아직도 '이경규의 양심냉장고'에서 그 1호 장애인 부부의 모습의 감동을 잊지 않고 있다.

 

 

Written by 나그네

by 나그네 | 2008/03/08 17:51 | ◈일상에서의생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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