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11일
남대문이 일제잔재라고?
숭례문이 화재가 되어서 난리가 나고 울분이 가시지 않는 이때에
각 게시판에 이상한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말이
남대문은 숭례문을 비하하기 위해 일제가 부른 말이다. 그말을 쓰지 말자
라는 말이다. YTN 홈페이지에 가면
큰 뉴스 회사가 왜 남대문이라고 우리를 스스로 격하하느냐
라고 격분을 하는 네티즌들도 있다. 심지어 게시판에 남대문 국보 1호라고 쓴 한 네티즌은
이 일제 앞잡이 XX야. 니가 방화범이지.
하는 욕을 먹고 있는 지경이다.
그런데, 격하하여 부른 말이라고 누가 말한거야? 한번 말 좀 해보자. 만약 어느 게시판에서 읽었다면 그 글을 쓴 이가 누구인지 한번 말해봐라. 여기저기서 떠드는 이야기를 가지고 괜시리 '애국자'인양 떠들어대는 꼬락서니가 아닌가. 평상시에는 역사에 관심도 없는 것들이 말이다.
말하건데 남대문 - 숭례문의 격하가 아니다. 누가 그래? 어느 인간이 말한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렇게 말했으면 그렇게 말한 이유를 듣고 싶다.
혹시, 본래 우리나라 사대문에 본래 이름이 있는데 일제시대에 남대문, 서대문하고 부르니까 이를 그저 머릿속에서 '원래 우리 이름이 있는데 왜 남대문하고 부르는거지. 이는 일제의 모략이다' 라고 여기고 제멋대로 떠들고 있는거 아닌가 모르겠다.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다. 본래 이름은 숭례문이지만 이를 사람들은 남대문으로 부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즉, 남대문도 우리가 부른 이름이라는 말이다. 남대문,서대문,동대문 모두 우리가 그냥 편하게 부르는 이름에 지나지 않는다.
이 무슨 말인고 하니 박명수가 있는데 우리가 무한도전 보면서 '거성'이라고 부르는 거나 은지원을 보면서 '은초딩'이라고 부르는 그런 일반인들의 편한 부름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그것을 그렇게 부르면 안된다라는 무슨 법칙이라도 있는 거냐. 더구나 남대문이라는 이름 - 조선왕조실록에 버젓이 나오는 단어다.
그 유명한 왕과나의 트러블메이커인 '어우동 사건'의 성종실록을 살펴보자.
성종실록 13년 8월 8일
지사 이극중이 말하길 수산수는 남대문 밖에서 그네뛰는 어우동을 만나서 간통하였습니다.
라고 나온다. 그뿐인가.
순조실록 1년 5월 20일
동대문과 남대문에서 누군가가 와서 언문 서찰을 입직하는 금군에게 주었습니디.
조선왕조실록 조금만 뒤져보면 이런거 태반으로 수두룩하게 나온다. 이런거 한번 살펴보지 않고 역사에 대한 지식은 한치도 가지지 않은채 자기만의 얄팍한 지식으로 일재잔재 어쩌고 저쩌고라고 떠들고 있는 것이냐. 그렇게 외친 놈도 한심하고, 그것을 믿고서 남대문이라고 하는 이를 '일재 앞잡이야'라고 매도하는 이도 한심하다.
어찌 백성들이 모든 문의 이름을 다 알아서 그렇게 다 불렀겠는가 말이다. 사대문의 각 대문의 이름을 아는 이는 몇이고, 사소문의 각 소문의 이름을 아는 백성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리고 살기도 바쁜데 굳이 그런 것을 어찌 다 외우고 살겠는가.
사소문의 하나인 동소문의 본래 이름은 무엇인가? 혜화문이다. 하지만 일반 백성들은 그저 동쪽에 있는 소문이다 하여 동소문이라고 부른 것이다. 그것도 역시 일제의 잔재라고 말할 터인가.
무식한 사람은 죄가 없다. 모르면 모르는 데로 살아가면 되니까 큰 문제가 안된다.
문제는 얄팍한 지식을 옳은 것인냥 떠들어대는 천박한 지식인 행세를 하는 사꾸라 같은 녀석들이다.
또 천박한 것들은 '사꾸라'라고 말했다고 '일제 앞잡이놈'이라고 욕을 바가지로 하며 덤벼들겠지만 말이지. 쯧쯧쯧.... 떠들려면 알면서 좀 떠들기를 바래. 무식한 사람보다도 못한 것들 같으니라구.
Written by 나그네
# by | 2008/02/11 18:51 | ◈일상에서의생각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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